손가락 빠는 습관이 면역력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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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엄지손가락을 빨거나 손톱을 물어뜯을 때 부모는 아이들에게 보통 더러우니 하지 말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이러한 행동은 아이가 정서적 불안을 표현하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에 보기에 좋지 않을 수도 있고 유아의 경우 치아배열이 틀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부모들이 싫어하는 행동일 것입니다.

이미지 출처 : 플리커 by Jason White
이미지 출처 : 플리커 by Jason White

특히 영유아기를 지난 학령기 아이들의 이러한 행동에 대해서는 대다수의 어른들은 자신의 아이들이 이러한 행동을 보이는 것을 더욱 더 좋아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이 면역력을 증가시킬 수도 있다면 어떨까요?

연구결과

영유아기를 지난 아이의 손가락을 빨거나 손톱을 물어뜯는 행동과 알레르기 질환과의 관계에 대한 연구결과가 최근 발표되었습니다. 소아과학회지(journal Pediatrics)에 실린 최근 연구에서는 손가락을 빨거나 손톱을 깨무는 행위와 알레르기와의 관계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뉴질랜드에서 태어난 1000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였는데, 연구자들은 실험에 동의한 부모의 아이들을 출생시부터 관찰하였습니다. 뉴질랜드 오타고 대학 연구팀은 대상 아이의 부모들이 제출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연구를 시행하였습니다.

알레르기 반응에 대한 결과는 알레르기 피부 테스트를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피부 테스트는 집 먼지 진드기나 꽃가루, 동물털과 같이 알레르기를 많이 일으키는 물질을 소량 피부에 주입 후 알레르기 반응을 관찰하는 것으로 천식을 비롯한 알레르기 질환의 원인을 찾기 위해 많이 사용되는 검사법입니다.

관찰대상 아이들의 31%가 5세에서 11세 사이에 자주 손가락을 빨거나 손톱을 물어뜯었습니다. 이러한 아이들은 13세가 되었을 때 손가락을 빨거나 손톱을 물어뜯는 행위를 하지 않는 아이들보다 알레르기에 감작(sensitization – 특정 물질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게 되는 것) 될 확률이 1/3이나 낮았습니다. 또한 성인(31세)이 되어서도 유사한 결과를 보였습니다.

이러한 습관 외에도 알레르기와 관련된 습관들은 많이 있습니다. 모유 수유, 집에 동물을 키우는 것, 간접흡연, 가족력 등이 알레르기에 대한 반응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연구진들은 이러한 항목들이 손가락을 빨거나 손톱을 물어뜯는 행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그러나 손가락을 빨거나 손톱을 물어뜯는 습관을 지닌 아이들의 알레르기 감작 비율은 낮게 관찰되었지만, 천식과 같은 알레르기 질환에 덜 걸리지는 않았습니다. 즉 이러한 결과는 손가락을 빨거나 손톱을 물어뜯는 습관이 다양한 알레르기 발생원에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가능성을 낮춰주는 것을 확인하였지만, 천식과 같은 알레르기 질환 예방과의 직접적 관련성을 이번 연구에서 밝히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위생 이론

위생 가설을 설명하는 한 장면(이미지 출처 : 유튜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습관들에 의해 집 먼지 진드기나 꽃가루 등에 감작 되는 확률이 낮아진다는 것은 충분히 면역력과의 관련성을 생각해 볼 수 있게 합니다. 연구결과를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은 최근 대두되고 있는 위생 이론(hygiene theory)입니다. 

위생 이론은 말 그대로 위생이 너무 청결한 경우 병원균과 알레르기원에 노출될 가능성이 낮아져서 오히려 면역력이 낮아진다는 이론입니다. 면역체계가 제대로 된 방향으로 성장해나가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물질들에게도 영향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이전에도 위생 이론과 알레르기 비염과 연관된 내용을 다룬 적이 있었습니다.

면역력이 약해서 알레르기 비염에 걸린다? 

위생 이론을 뒷받침하는 연구결과들이 최근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어린이집에 다니거나, 집에 동물을 키우거나, 형제들이 있는 경우에 오히려 천식과 알레르기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낮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깨끗한 환경이 아이들에게 더 도움이 될 것인가?

sand play

위의 연구결과뿐만 아니라 위생 이론과 관련된 여러 연구 결과들이 너무 청결한 생활환경은 알레르기 질환 발생 위험성을 오히려 높여준다는 것을 밝혀내고 있습니다.

수만 년 이상 흙에서 수많은 병원균들과 생활해 오던 인간이 거의 흙을 만질 일 없이 살게 된 것은 최근 몇십 년에 이루어진 일입니다. 언젠가는 진화가 이루어져서 이러한 환경에 맞는 면역체계가 형성될지도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너무 청결한 것은 면역체계의 올바른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손가락을 빨거나 손톱을 물어뜯는 습관을 버리지 못하는 아이에게 그래도 면역력은 좋아질 것이니 걱정 말아라라고 말해주는 것도 그리 나쁜 선택은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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