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얼굴에 털이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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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 en.wikimed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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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얼굴에는 눈썹, 머리카락, 남성들의 수염을 제외하고는 털이 없어졌습니다. 진화과정을 거치면서 털이 없어진 것이지요. 그 과정과 원인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이나 진드기같은 기생충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그리고 몸에 털이 없으면 기생충이 없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털없는 이성이 더 인기였을 거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털이 많은 사람보다 털이 없는 사람이 더 종족번식에 유리했을 거라고 합니다.

혹은 무더운 사바나에서 체온을 빨리 식히기 위해서 털이 없어졌다는 설도 있습니다. 직립보행을 하게 되면서 태양광선을 받는 부위가 줄어들어서 체모의 필요성도 줄어들었으며, 땀을 분비해 체온을 떨어뜨렸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체모가 줄어들었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몸에는 털이 많고, 얼굴에는 털이 없는 영장류는 왜 그럴까요? 보스턴의 신경생물학자인 Mark A Changizi는 여기에 흥미로운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우리 몸에서 털이 없어진 것은 시각의 발달과 매우 밀접하다는 것입니다. 눈에는 원추세포라는 세포가 있는데, 이는 색깔을 인식합니다. 대부분의 포유류는 두 가지의 원추세포를 가지고 있어 두 가지의 원색-노랑과 파랑-을 인식합니다.(dichromats라고 표현합니다)
사람으로 치면 적록색맹에 해당되지요. 인간은 세 가지의 원추세포를 가지고 있어 세 가지의 원색-빨강, 파랑, 그리고 노랑-을 인식합니다. 더 많은 원추세포로 더 많은 색깔을 인식할 수 있게 되었고, 이를 통해 혈류의 변화를 더 예민하게 감지하게 되었습니다. 혈류의 변화는 크게 두 가지로 나타납니다. 헤모글로빈에 얼마나 산소가 풍부한지, 헤모글로빈 자체가 얼마나 집중되어있는지. 이 두 가지 요소에 따라 피부에서 비치는 색이 달라지게 됩니다.

 

 헤모글로빈에 산소가 풍부할수록 피부는 붉어집니다. 산소포화도가 낮아지면 피부는 녹색에 가깝게 변합니다. 동맥과 정맥의 색깔처럼 말이지요. 멍든 때처럼 혈액이 많이 모여있으면 퍼렇게 보입니다. 피의 양이 적어지면, 피부는 상대적으로 창백해지고 노랗게 보입니다.  두 가지 원추세포를 가진 개, 토끼, 곰 등의 포유류와 일부 영장류는 오직 혈류가 얼마나 모여있는지만 알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노랗게 보이는 존재를 보면 병들거나 아프다는 것을 알 수 있고, 푸른 멍을 보고서 부상당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 정도의 정보로도 포식자는 사냥하기 쉬운 먹잇감을 고를 수 있고, 짝짓기를 앞두고 건강한 상대가 누군지 알아 차릴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혈류의 흐름은 성적 신호와 감정상태를 나타냅니다. 성적인 자극을 받으면 성기에 혈류가 모이며 색이 붉게 변합니다. 원숭이는 붉게 부푼 엉덩이를 드러내며 구애를 합니다. 그리고 감정상태에 따라 얼굴 색이 바뀌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입니다. 
 
이미지출처 : https://www.flickr.com/photos/daran_kandasamy/4195648176
 
우리는 세 가지 원추세포를 갖추고, 삼원색을 인식하면서, 혈류의 변화를 더 예민하게 감지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성적 신호와 감정상태를 더 잘 읽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에 맞추어 혈류의 변화를 더 잘 보여줄 수 있게끔, 털이 적어지게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Changizi는 위의 내용을 뒷받침하기 위해 97가지 다른 영장류를 조사했습니다. 한 가지 혹은 두 가지 원추세포를 갖춘 영장류는 털로 덮여있고, 세 가지 원추세포를 갖춘 영장류에는 얼굴이나 엉덩이처럼 털로 덮이지 않은 부위가 있었습니다.

사회적으로 발달할수록, 같은 무리의 다른 구성원의 얼굴을 다른 것보다 더 자주 쳐다봅니다. 이를 통해 어떤 상태이며,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등을 인식합니다. 그와 더불어 나 자신이 어떤 상태이며,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보여줍니다. 우리는 상대방을 더 잘 인식하기 위해, 그리고 상대방에게 날 더 잘 보여주기 위해 진화해왔습니다. 이는 모두 소통을 위해서입니다.

머리카락만 남아있는 이유는?


얼굴과 다른 신체부위에는 털이 거의 없어졌는데, 머리카락만 남아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체온조절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 몸에서 온도차이에 아주 취약한 조직이 하나 있습니다. 그게 바로 뇌입니다. 뇌조직은 섭씨 40도를 넘기면 변성되어 녹아버립니다. 대부분의 포유류는 체온이 올라갈 때 뇌를 냉각시키는 특별한 냉각기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긴 주둥이입니다. 주둥이가 길기 때문에 콧 속 공간이 깁니다. 이 곳으로 땀을 배출하면서 체온을 조절합니다. 하지만 인간 및 영장류는 진화과정에서 얼굴이 평평해지고, 주둥이가 짧아져서 그만큼 코의 냉각기능이 강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이상 콧 속으로 땀이 나지 않는 것입니다.

직립보행을 하면서 다른 부위는 빛과 열을 덜 받게 되었지만, 머리는 우리 몸의 가장 높은 곳에서 고스란히 직사광선을 받습니다. 게다가 콧 속 공간이 짧아서 냉각효과도 별로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머리카락으로 빛과 열을 반사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부위는 털이 없어졌지만, 머리에만 털이 남아있는 이유는 뇌를 열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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