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차고 창백한 손가락, 색깔 변화까지 있으면 수족냉증이 아닌 이 병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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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상당히 추워지고 있는 겨울입니다. 겨울철만 되면 유난히 손과 발이 차갑고 시린 증상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주변에 꽤 많습니다. 흔히 ‘수족냉증’이라고 부르는 증상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이라면 손발의 추위를 크게 느끼지 않을 환경에서도 정작 자신은 손과 발이 차갑게 느껴지고 시린 증상을 호소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지만 단순히 손발이 남들보다 차갑다고 해서 모두 수족냉증은 아닙니다. 바로 레이노 증후군이라는 특별한 질병 때문에도 손발이 차갑고 시릴 수 있습니다. 레이노 증후군은 손발이 차가울 뿐 아니라 심지어는 피부색이 눈에 띄게 변하고 통증도 발생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이번에는 레이노 증후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레이노 증후군(Raynaud’s Syndrome) 이란?

손가락, 발가락, 코끝, 귓불 등에 있는 말초 동맥이 어떤 원인 때문에 비정상적인 수축 반응을 보이면서 나타나는 혈류 장애와 이에 따른 임상 증상을 말합니다. 즉, 작은 동맥(세동맥, Arteriole)의 수축 기능 이상으로 혈액순환에 장애가 와서 피부색이 변하고 통증과 저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1862년 프랑스 의사 Maurice Raynaud가 발견해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레이노 증후군 Raynaud Syndrom
출처 : 위키미디어

 

원인, 역학, 특징

앞서 언급했듯이 가장 중요한 발병 기전은 혈관의 비정상적인 수축 때문입니다. 이를 유발하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특별한 기저질환이 있어서 그럴 수도 있고 뚜렷한 원인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레이노 증후군을 잘 일으키는 특별한 병이 있습니다. 이런 병 때문에 레이노 증후군이 발생하는 것을 이차성 레이노 증후군(레이노 현상)이라고 합니다.

Secondary_Raynaud
쇼그렌 병에 의한 이차성 레이노 증후군 (출처 : 위키미디어)

자가면역질환이 대표적인데, 전신홍반루푸스(Systemic Lupus Erythematosus), 전신성 경화증(Systemic Sclerosis), 류마티스 관절염(Rheumatoid Arthritis), 다발성 근염(Polymyositis) 같은 질환입니다. 또 한랭글로불린 혈증, 죽상동맥 경화증, 폐동맥 고혈압, 갑상샘 기능저하증, 일부 혈액학적 질환, 일부 신경학적 질환 등도 레이노 증후군을 일으키는 원인 질환 중 하나입니다.

외상(Trauma)이라든지 베타 차단제, 에르고타민, 클로니딘 등과 같은 약물도 레이노 증후군을 일으키는 원인입니다. 또한 추위나 심리적 이유도 교감신경계를 자극해서 동맥 수축을 유발하기 때문에 이런 요인도 역시 레이노 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에 해당합니다.

특별한 원인 없이 레이노 증후군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레이노 증후군이 발생할 만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인데요, 이를 일차성 레이노 증후군(레이노 병)이라고 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7년 레이노 증후군으로 진료를 본 사람은 21,214명이었고 날씨가 추운 1~3월과 11~12월에 약 51%인 10,861명이 진료를 받았습니다. 전체 환자 중 50대 이상이 14,218명으로 약 57%를 차지했고, 여성이 63%로 남성보다 발생 비율이 조금 더 높았습니다.

 

증상

레이노 증후군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이 바로 피부색 변화입니다. 단순 수족냉증과는 다르게 바로 피부색의 변화가 더욱 확실하게 나타납니다.

레이노증후군
출처 : 위키백과

피부가 창백해지다가 파랗게 질리거나 붉어지게 되는 변화를 겪습니다. 일반적으로 『창백(Pallor) → 파랗게 질림(Cyanosis) → 붉어짐(Rubor) → 회복되면서 정상 색깔로 돌아옴』 순서로 피부색이 변화하게 됩니다.

혈관 수축이 비정상적으로 진행되면서 피부가 창백해지고, 이후 산소 농도가 떨어져 파랗게 질렸다가, 시간이 조금 지나면서 혈관이 다시 넓어져 피부가 붉어지며 이후 완전히 회복되면서 정상 색깔로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단, 모든 사람이 피부색의 변화 단계를 전부 거치는 것은 아닙니다.

레이노 증후군 기전
레이노 증후군의 손가락 색깔 변화 (출처 : 위키미디어)

피부색이 변하면서 다른 증상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감각이 무뎌지기도 하고 반대로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나 타는 듯한 느낌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손발 저림 등의 증상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장기적으로 손, 발끝에 혈액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가 지속하면, 피부 조직이 위축되며 점차 썩어 죽게 되는 괴사(Necrosis)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진단 및 검사

레이노 증후군에 해당할만한 증상과 원인을 물어보고 진찰함으로써 이를 의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중심부 체온과 손발 온도가 2도 이상 차이가 나는 환경에 있었을 때 피부색이 하얗게 되거나 파랗게 되었다가 따뜻한 환경으로 바뀐 후 5분 이상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피부색이 정상적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레이노 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혈액 검사
저작권 : belyjmishk / 123RF 스톡 콘텐츠

진단을 확실히 내릴 수 있는 검사는 없습니다. 증상이 나타나기 전과 후에 도플러 초음파를 시행하거나 혈관 조영술 같은 검사로 동맥 혈액 흐름의 문제를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또 기본적인 혈액검사를 시행해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자가면역 항체 유무를 확인하기 위한 혈액검사는 유용합니다.

특히 자가 면역 질환을 가진 사람에게서 레이노 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전신홍반루푸스, 류마티스 관절염 등과 같은 질환이 숨어있지는 않은지, 확인하기 위한 검사를 해야 할 수 있습니다.

 

치료

증상이 가볍거나, 어쩌다 한 번씩 발생하는 레이노 증후군은 대개 치료하지 않아도 안심하고 지낼 수 있습니다. 대부분 증상이 일과성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지기 때문이며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보다는 가벼운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약물

증상이 중증도 이상이거나 레이노 증후군이 반복된다면 치료가 필요합니다. 혈관 확장제 종류인 칼슘채널 차단제(Calcium Channel Blocker), 알파 차단제(Alpha Blocker) 등의 약물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통증이나 저린 증상을 해결하기 위한 약물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약물치료로 호전이 되지 않고, 증상이 매우 심하다면 손가락, 발가락의 교감신경 차단술을 시행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손가락, 발가락에 궤양이 동반된 레이노 증후군이라면 일로프로스트(iloprost) 등과 같은 프로스타글란딘 제제를 사용할 수 있고, 궤양이 매우 심해 전신에 위험한 영향을 끼칠 정도라면 절단술 같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예방과 관리

대개는 추운 겨울철에 레이노 증후군이 잘 발생하기 때문에 추위에 노출되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보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레이노 증후군이 있다면, 장갑을 끼고 양말을 꼭 신습니다. 중심 체온을 잘 유지하기 위해서 옷을 여러 겹 입거나 따뜻한 소재의 옷을 잘 입는 것도 중요합니다.

담배는 혈관의 정상적인 수축과 이완을 방해하므로 반드시 금연해야 합니다. 또한 카페인을 줄여야 하고 기름기가 과도하게 많은 음식도 피해야 합니다.

스트레스 요인을 없애거나 스트레스를 받았다면 이를 빠르게 해소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규칙적인 운동도 혈액 흐름 개선에 도움이 됩니다. 또한 혈압약으로 사용하고 심장약으로도 사용하는 약 중 하나인 베타차단제나 편두통 치료제인 에르고타민 등과 같은 약물은 레이노 증후군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의사의 진료를 보고 약물 조절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레이노 증후군 환자의 90%는 예방과 관리법만으로도 증상이 충분히 조절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잘 알고 실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상으로 레이노 증후군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레이노 증후군은 보통 가볍게 지나가지만, 다른 질환과 연관되어 발생했다면 보다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정확한 원인을 찾아 알맞은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겨울이 되어 손발이 차가워지고 시린 증상을 추위 탓으로 돌리지 마시고, 손발이 차고 시린 증상과 더불어서 피부 색깔이 변하고 통증이 심하다면 레이노 증후군 확인을 위한 진료를 권유 드립니다. 레이노 증후군이 있는 분들은 예방과 관리에 힘써 주시기를 당부드리며, 레이노 증후군으로 더는 고생하는 일 없이 겨울을 잘 보내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진료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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