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복에 속이 쓰리면 의심해야 할 질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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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시간이 다가올 무렵 함께 찾아오는 속 쓰림 경험해 보신 분들이 많이 있으실 것입니다. 새벽녘에 찾아오는 속 쓰림으로 잠에서 깨어나신 경험 또한 흔히 겪는 증상 중 하나입니다. 공복에 함께 찾아오는 속 쓰림의 가장 흔한 원인은 바로 십이지장궤양입니다.

십이지장(샘창자, Duodenum)은 C자 모양으로 생긴 장으로 위(Stomach)와 공장(빈창자, Jejunum) 사이에 있습니다. 소장(작은창자, Small intestine)의 첫 부분으로 손가락 12개를 옆으로 늘어놓은 길이가 된다고 해서 이름이 붙었습니다. 실제 길이는 약 25cm 정도로 손가락 12개의 폭보다는 조금 더 깁니다.

 

십이지장 작은창자 해부학
출처 : 위키미디어

십이지장의 알칼리 점액은 산성의 위액과 섞인 음식물을 중화시키는 작용을 합니다. 또한 십이지장에는 쓸개즙과 이자액(소화효소)이 분비되는 통로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음식물 소화를 돕는 소화액이 분비되는 장소로서 십이지장의 역할은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십이지장에는 여러 질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질환이 앞서 말씀드린 공복 시 속 쓰림을 유발하는 십이지장 궤양입니다. 이번에는 십이지장 궤양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십이지장 궤양(Duodenal ulcer)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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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지장 궤양의 내시경 사진 (출처 : 위키미디어)

십이지장 궤양은 십이지장(Duodenum) 점막 근육층 이상으로 손상된 병변을 말합니다. 궤양(Ulcer)이란 점막이나 상피가 근육판을 통과하여 결손된 것을 말합니다. 즉, 함몰된 조직의 깊이가 점막 근육층을 뛰어넘는 병변입니다. 아주 쉽게 말하자면, 병적 상태에 의해 조직이 떨어져 나가서 깊게 움푹 팬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십이지장이 시작되는 부분 약 3~5cm 이내를 십이지장 구부(샘창자 팽대, Duodenal bulb)라고 하는데 이 부위에서 궤양이 가장 많이 발생합니다.

 

십이지장 궤양의 원인과 위험요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Helicobacter pylori), 위산, 진통소염제, 알코올, 흡연, 쓸개 즙, 이자액(소화효소), 악성종양, 스트레스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십이지장 점막이 이런 원인에 의해 손상을 받으면서 점차 병변이 심해지면 십이지장 근육층 이상이 파괴되는 궤양이 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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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출처 : 위키미디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주로 위에 서식하며 위궤양을 일으킨다고 알려졌지만 십이지장 궤양을 일으키는 흔한 원인이기도 합니다. 어떻게 십이지장 궤양을 유발하는지는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십이지장 궤양 환자에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치료했을 때 십이지장 궤양의 재발률이 확실히 감소한다는 사실이 입증되어 있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십이지장 궤양의 원인이 분명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위산은 pH가 2 정도인 강한 산입니다. 위산은 위점막을 손상할 수 있지만 위는 위점막을 보호하는 고유의 기능을 가지고 있어서 평소 건강한 상태라면 위점막 손상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십이지장은 위산에 대응하여 점막을 보호하는 방법이 위와는 다르고 약합니다. 위에서 넘어오는 위산이 십이지장 점막을 손상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위산은 십이지장에 궤양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 중 하나입니다.

진통소염제도 십이지장궤양을 일으키는 원인입니다. 염증을 줄이는 효과를 내기 위해 진통소염제는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이라는 물질을 차단합니다. 그런데 프로스타글란딘은 십이지장 점막을 보호해주고 재생을 도와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진통 소염효과를 위해 쓰는 약이 십이지장에서는 점막 보호를 방해하는 부작용을 낳아 십이지장 궤양이 발생하게 됩니다.

흡연은 십이지장 점막 재생을 방해하고 십이지장으로 가는 혈류에 장애를 일으키므로 십이지장 궤양을 악화시키는 중대한 원인입니다. 더군다나 흡연하면 십이지장 궤양에 따른 합병증이 더 잘 발생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십이지장 출혈, 천공 같은 중대한 질환입니다.

 

십이지장 궤양 증상

가장 대표적인 십이지장 궤양 증상은 바로 명치 부위 속 쓰림입니다. 특히 빈속에 속이 쓰린 경향이 있으므로 공복일 때나 새벽에 속 쓰림 증상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십이지장이 비어 있을 때 위산이 십이지장으로 넘어가면서 궤양 부위가 자극을 받기 때문입니다. 제산제를 먹거나 식후에 속 쓰림이 완화되는 특징도 있습니다.

급성 복통
저작권 : 123RF 스톡 콘텐츠 / Andriy Popov

그러나 이런 특징은 역류성 식도염, 위궤양, 위암, 기능성 위장장애 같은 질병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므로 증상만 가지고서 십이지장 궤양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십이지장 궤양이 더 심해지면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소화불량, 메스꺼움,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움푹 팬 부위에서 피가 날 수 있습니다. 만약 출혈이 있다면 토혈(Hematemesis), 흑색 변(Melena), 빈혈, 어지러움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궤양이 심해져 십이지장 장막 층까지 홈이 깊게 패면 구멍이 나게 됩니다. 즉, 장이 뚫리게 되는 것이지요. 이를 천공(Perforation)이라 하는데 이때는 생명이 위독하므로 응급 수술을 해야 합니다.

 

진단 및 검사

십이지장 궤양을 진단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검사는 바로 내시경입니다. 십이지장 궤양이 의심된다면 십이지장 내부를 확인할 수 있는 상부 위장관 내시경(Esophagogastroduodenoscopy)을 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궤양이 있는 부위, 형태, 깊이, 주변 조직의 변화 등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내시경을 하면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있는지 확인 가능한 검사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외에 위장관 조영술, 전산화단층촬영 같은 검사도 해 볼 수 있습니다.

내시경
내시경 (출처 : 위키미디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확인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내시경을 통해서 확인할 수도 있지만 혈청검사, 요소호기검사(Urea Breath Test, UBT) 등을 해볼 수 있습니다.

 

치료

십이지장 궤양 치료는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약처방 의사

1) 십이지장 궤양 증상을 완화하고 유발 원인을 제거하는 치료를 해야 합니다.

위산분비 억제제(PPI), 십이지장 점막 보호와 재생을 돕는 약제 같은 약물치료가 필요합니다. 보통 6주가량 복용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십이지장 궤양을 일으킨 원인을 없애야 한다는 것입니다. 금주와 금연은 필수입니다. 십이지장 궤양을 유발하는 진통소염제를 복용하고 있다면 중단하거나 다른 약물로 대체해야 합니다.

2)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박멸하는 치료를 해야 합니다.

십이지장 궤양이 있는 환자의 약 90% 이상에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발견됩니다. 만약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검출되었다면 제균 치료를 해야 합니다. 항생제를 포함한 여러 약물을 보통 4~6주간 복용합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박멸하면 궤양 치유 기간이 줄어들며 십이지장 궤양의 재발률도 감소합니다. 십이지장 궤양을 치료할 때 제균 치료를 동시에 하지 않은 경우의 재발률은 약 67% 정도임에 반해, 제균 치료를 병행하여 치료한 십이지장 궤양의 재발률은 약 6%입니다.

3) 십이지장 궤양으로 발생한 합병증을 치료해야 합니다.

출혈이 있다면 지혈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궤양 주변 부위가 심한 염증으로 부어 십이지장 내부 공간이 막히게 되었다면 내시경적 스텐트 삽입술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천공이 있다면 수술이 필요합니다.

 

예방과 관리

금주와 금연을 꼭 해야 합니다. 십이지장 궤양을 치료할 때는 금주와 금연을 잘하다가도 치료가 된 이후에 다시 음주하고 흡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료되었더라도 금주와 금연은 필수입니다.

진통소염제는 중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꼭 복용해야 한다면 의사의 처방에 따라 진통소염제 종류를 바꾸거나 궤양의 발생을 예방할 수 있는 약물을 추가로 복용해야 합니다.

십이지장 궤양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섭취해야 하는 특별한 음식은 없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고 적당하게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입니다. 다만 탄산음료, 커피 같은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스트레스는 위산의 분비를 증가시켜 속 쓰림을 악화시키므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환경에 있는 것이 좋겠습니다. 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라면 빨리 해소하기를 권장합니다.


이상으로 십이지장 궤양을 알아보았습니다.

속 쓰릴 때마다 제산제만 먹으며 지내는 분들이 있습니다. 물론 일시적인 증상일 때는 괜찮은 방법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십이지장 궤양이라면 반복되는 속 쓰림으로 고통받고 돌이킬 수 없는 합병증으로 고생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공복에 속이 쓰린데 검사를 받아본 적이 없다면 십이지장 궤양은 아닌지, 꼭 병원에 방문하셔서 검사받아보기를 부탁드립니다.

진료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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