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운동 후 몸살 증상, 사망할 수도 있는 횡문근융해증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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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이 깨지고 녹아내린다면 어떨까요? 생각만 해도 무시무시합니다. 실제로 근육이 흐물흐물해지거나 녹아내려 없어지는 건 아니겠지만 근육 손상 때문에 급격하게 근육세포가 깨지고 파괴되면서 근육조직에 염증이 끼는 질병이 있습니다.

바로 이름도 생소한 ‘횡문근융해증’이라는 질병입니다. 이 병은 단순히 근육통으로만 끝나지 않습니다. 근육 손상으로 인해 콩팥과 다른 장기에 나쁜 영향을 미쳐 전신증상이 나타나고,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심각한 병입니다.

이번에는 횡문근융해증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횡문근융해증(Rhabdomyolysis)’이란?

여러 가지 원인 때문에 근육세포가 손상되면, 근육이 깨지면서 발생하는 독성물질과 근육세포 내부에 있던 물질이 혈액 속으로 흘러 들어갑니다. 이런 물질은 신체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데 이때 나타나는 증상과 질환을 횡문근융해증이라고 합니다. 즉, 근육이 파괴되고 깨지면서 전신적으로 각종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를 쉽게 횡문근융해증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Skeletal_striated_muscle
횡문근의 현미경 사진 (출처 : 위키미디어)

참고로 횡문근(Striated muscle)은 가로무늬 근육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주로는 골격근에 부착되어 대부분 의지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근육을 말합니다. 이런 횡문근이 융해(녹는다) 되어 나타나는 증상을 말 그대로 “횡문근+융해+증”, 횡문근융해증이라 부르는 것입니다

 

횡문근융해증의 원인과 위험요인

횡문근융해증의 원인은 크게 외상성 원인과 비외상성 원인으로 나눕니다.

외상성 원인(Trauma)이란 외부의 힘이나 충격으로 인해 근육세포가 손상되는 것을 말합니다. 심하게 맞거나 깔리거나 넘어지는 등의 사건으로 외부 힘이 직접 근육에 작용해서 근육이 손상된 것입니다.

비외상성 원인은 이런 물리적인 접촉 때문에 발생하는 게 아닙니다. 비외상성 원인 중 대표적인 것은 심한 운동, 알코올 남용, 약물 남용(스타틴, 졸피뎀, 리튬, 이뇨제 등), 화상, 장기간 근육 압박을 받는 부동자세 등입니다. 이외에도 전해질 이상, 대사성 근육질환, 내분비 장애, 염증성 근육질환, 감염 등의 원인으로도 발생합니다.

웨이트 트레이닝

특히 크로스핏, 스피닝 같은 격렬한 운동을 무리하게 시작하거나 웨이트 트레이닝같이 근육을 심하게 사용하는 운동을 하면서 횡문근융해증에 걸리는 환자가 많습니다. 높은 온도와 높은 습도도 횡문근융해증을 촉진하는 인자입니다. 통계를 보면 통상 여름(6~8월)에 횡문근융해증 환자가 증가합니다. 심지어는 과도한 음주 후 사우나에서 수 시간 동안 자고 난 뒤 횡문근융해증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횡문근융해증 증상

횡문근융해증은 근육이 파괴되고 근육세포가 깨지는 것이므로 근육 증상이 거의 첫 증상이자 주된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주로 넓적다리, 허리, 종아리 근육에 근육 통증, 근육 무력감이 가장 흔합니다. 증상이 심해지면 근육 열감, 근육 경직, 근육이 심하게 부풀어 오름, 근육 주위 피부 변화 등의 심각한 증상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증상은 바로 소변 색의 변화입니다. 소변 색은 적색, 진한 갈색, 심지어는 콜라색 등의 색깔로 변합니다. 근육이 깨지면서 근육세포 내부에 있던 미오글로빈(Myoglobin)이 혈액을 타고 다니다가 소변에 섞여 나오기 때문입니다.

횡문근융해증
출처 : 위키미디어

또 근육세포 내부에 있던 물질과 여러 가지 독성물질이 콩팥의 사구체와 세뇨관 등에 손상을 주면서 급성 신손상(급성 신부전, Acute kidney injury)이 발생합니다. 급성 신손상이 점차 악화하면 몸이 붓기도 하고 전해질 이상이 생겨 심장박동까지 불규칙해지게 됩니다. 횡문근융해증 중 약 15~45%에서 이런 급성 신손상이 발생합니다.

그 이외에 전신 열감, 울렁거림, 구토, 의식 혼란 등의 증상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진단 및 검사

근육이 파괴될 만한 선행 요인이 있으면서 심한 근육통과 소변 색 변화 등의 증상이 있으면 횡문근융해증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콜라색 소변
콜라색 소변 (출처 : 위키미디어)

우선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를 합니다. 혈액검사에서는 혈청 근육효소인 크레아틴 키나아제(Creatine Kinase, CK)의 상승이 나타납니다. 대개 정상수치의 10~200배 이상 상승합니다. 미오글로빈(Myoglobin), 아스파테이트 아미노전이효소(AST), 알라닌 아미노전이효소(ALT), 젖산탈수소효소(LDH) 같은 수치도 상승해 있습니다.

또한 콩팥 손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혈액요소질소(BUN)와 혈청 크레아티닌(Cr)을 측정하게 됩니다. 콩팥 손상과 동반되어 나타날 수 있는 나트륨(Na), 칼륨(K), 인(P) 같은 전해질을 확인하기도 합니다. 손상된 근육에서 요산이 나오기 때문에 요산 수치(Uric acid)를 확인하기도 합니다.

소변검사로는 소변 내 미오글로빈을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콩팥이 손상을 받으면서 단백뇨, 혈뇨 등도 보일 수 있습니다. 횡문근융해증이 매우 심하면 24시간 동안 소변량이 얼마나 되는지를 측정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칼륨 같은 전해질 이상이 발생하면 심장 박동에 나쁜 영향을 미치므로 심전도 검사(ECG)를 시행합니다. 횡문근융해증이 애매한 경우에는 근육에 생기는 다른 병과 구별하기 위해서 근육 조직 검사를 시행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매우 드물게 시행하는 검사입니다.

 

치료

수액 치료는 가장 중요한 치료입니다. 혈관으로 수액을 집중적으로 투여해야 하므로 가능하면 입원치료를 합니다. 수액은 혈액순환에 도움을 줘서 근육 회복을 빠르게 도와줍니다. 또 횡문근융해증으로 인해 부족해진 체액량을 보충해 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콩팥 혈류량을 개선해 콩팥의 치유를 돕고 콩팥 합병증이 생기지 않도록 합니다.

입원 수액 치료

횡문근융해증을 유발한 원인 질환을 함께 치료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외상성 원인 때문이라면 외상을 계속 입지 않도록 하고, 심한 운동 때문이라면 운동을 중단하고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만약 횡문근융해증이 세균감염 때문에 발생했다면 수액 치료와 함께 세균감염에 대한 항생제 치료를 해야 합니다.

이미 콩팥 손상이 심해 수액 치료만으로 회복되기 힘들다면 신장 투석(Dialysis)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예방과 관리

당뇨병, 고혈압, 만성 신부전, 만성 심부전 등과 같은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가 횡문근융해증에 걸리거나 근육이 많이 소실된 고령의 환자가 횡문근융해증에 걸리면 사망률이 상당히 높습니다. 콩팥이 손상되어도 역시 사망률이 높습니다. 콩팥 손상이 없는 경우의 사망률은 약 8%임에 반해, 콩팥 손상이 있는 경우는 사망률이 약 42%로 높아집니다.

횡문근융해증에 딱 맞는 완벽한 치료는 없기 때문에 예방이 가장 중요합니다. 무리하고 과격한 운동은 삼가야 합니다. 운동할 때는 자신의 체력에 맞는 적절한 운동강도와 운동량을 설정해서 시간과 체력을 잘 배분해야 합니다.

Sportswoman relaxing after training and drinking water in gym

만약 무더운 여름에 운동하거나 운동 중 땀이 많이 나서 체액 손실이 크다면, 운동 중에 물을 자주 마셔야 합니다. 영양섭취가 부족하면 근육이 사용해야 할 에너지가 부족해지므로 균형 있는 영양을 섭취해야 합니다. 알코올은 근육 손상을 일으키는 대표 물질이므로 운동 후에 과음하거나 과음 후 운동을 하는 행위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상으로 횡문근융해증을 알아보았습니다.

생소한 이름으로 낯설게 느껴지는 이 병을 오늘 처음 들어본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병으로, 모르고 있다가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치명적인 상태에 이를 수 있습니다. 돌아올 수 없는 영구 콩팥 손상을 남겨 평생 치료받아야 할 수도 있고, 심하면 소중한 생명이 빼앗길 수도 있습니다.

횡문근융해증은 초기에 집중적인 수액 치료가 매우 중요한 병입니다. 특히 운동 후 심한 근육 통증과 소변 색 변화가 동반되면 운동으로 뭉친 근육통, 감기몸살로 치부하지 말아주십시오. 반드시 병원에 방문해서 횡문근융해증에 대한 치료를 받을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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