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이지만 완치 가능한 질환, 만성 C형 간염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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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는 급성 C형 간염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급성 C형 간염은 충분히 호전될 수 있지만, 그 이후에는 만성 C형 간염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무척 높아 주의가 필요합니다.

만성 C형 간염은 지속해서 간에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그 자체로도 문제지만, 간이 파괴되면서 기능을 잃는 간경변증(간경화)과 치명적이라 할 수 있는 간암(간세포 암종)의 발생 위험성을 높이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노력과 기술의 발달로 만성 C형 간염은 이제 완치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최근 C형간염 바이러스를 탁월하게 박멸시킬 수 있는 신약이 개발되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만성 C형 간염에 대해 간략히 알아보겠습니다.

 

만성 C형 간염이란?

HCV 바이러스
C형 간염 바이러스 (출처 : CDC)

C형 간염 바이러스(Hepatitis C Virus, HCV)가 6개월 이상 감염되어 만성적으로 간에 염증을 일으키고 있는 상태를 만성 C형 간염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역학

우리나라 C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는 전체 국민의 약 1% 정도입니다. 전체 만성 간질환(만성 간염, 간경변증, 간암) 환자의 약 10~15%는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B형 간염이 점차 줄어들고 있어 앞으로 C형 간염의 비중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간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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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형 간염 바이러스는 1989년에 발견되어 1992년 이후로 수혈 시 C형 간염 바이러스 선별 검사 항목이 도입되면서 수혈에 의한 전염 위험이 급격히 낮아졌습니다.

 

전염경로, 원인, 고위험군

C형 간염 바이러스는 대부분 혈액을 통해 전염됩니다. 오염된 주삿바늘, 피어싱, 문신, 침술, 바늘, 손톱깎이, 면도기, 칫솔 등에 의해 C형 간염 바이러스가 혈액으로 침투해 C형 간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주사기 오염

성접촉을 통해서 C형 간염 바이러스가 전염될 수도 있는데 현재 일부 논란이 있습니다. 이성 간 단일 상대방과의 성접촉을 통한 전염 위험은 매우 낮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성 상대방이 다수거나, 상처를 동반한 성행위, 항문성교, 남성 간의 성행위 등에서는 C형 간염 바이러스의 전파 위험이 증가합니다. C형 간염 산모로부터 신생아로의 수직감염도 가능하나 빈도가 매우 낮습니다. 이외에 원인 경로를 뚜렷하게 파악할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C형 간염 바이러스는 같이 식사하기, 물컵 공유하기, 악수, 포옹 등의 일상적인 접촉으로는 전파되지 않고 모유 수유로도 전파되지 않습니다.

만성 C형 간염은 우리 몸을 침투한 C형 간염 바이러스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고 체내에 남아서 계속 염증을 만들기 때문에 생깁니다. 급성 C형 간염의 약 50~80%는 만성 C형 간염으로 진행합니다. 일단 만성화 단계로 넘어가면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따라서 급성 C형 간염 증상이 호전되었다고 하더라도 만성 C형 간염으로 넘어가는지를 자세히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맥주사 남용자, 혈액투석 환자, HIV 감염자, 혈우병 환자 등은 만성 C형 간염에 취약한 고위험군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은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증상

만성 C형 간염 상태에 있더라도 대부분은(60~80%) 증상이 없습니다. 일부 복부 불편감, 오심, 피로, 근육통, 관절통, 체중 감소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황달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황달의 대표적인 증상은 눈 흰자위가 노랗게 변하고 피부색이 샛노랗게 되거나 소변 색깔이 콜라색처럼 진해지는 것입니다. 전신 가려움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진단 및 검사

C형 간염의 감염 여부는 혈액검사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C형 간염 항체 검사(Anti-HCV)와 HCV-RNA 유전자 정량검사(HCV-RNA)가 있습니다. C형 간염 항체(Anti-HCV) 검사는 C형 간염이 의심되는 환자나 고위험군의 선별검사로 시행하기 위한 1차 검사입니다. 거짓 양성 반응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확진의 수단은 아닙니다.

C형 간염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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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CV-RNA 유전자 정량검사(HCV-RNA)는 C형 간염 바이러스의 RNA를 확인하는 검사로 여기서 양성이 나오면 C형 간염 상태라고 진단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역시 거짓 양성 반응이 나오는 경우도 있어 반드시 환자의 임상 상태와 다른 검사를 종합해서 확진을 내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C형 간염 바이러스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 이외에도 간 기능 검사나 소변검사 같은 기본 검사를 시행해서 간염 상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만성 C형 간염자의 60~70%는 혈청 알라닌 아미노 전이요소(Alanine Aminotransferase, ALT)가 상승해 있습니다. 간헐적이거나 지속해서 높아져 있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만성 C형 간염에서 중요한 검사는 바로 HCV 유전자형(Genotype)/유전자 아형(SubGenotype) 검사입니다. 항바이러스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인자로 최적 약물 농도와 치료 기간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항바이러스 치료 전에 반드시 실시해야 합니다. 이외에 HCV 약제 내성검사도 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만성 C형 간염에서 치료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치료 전에 간질환이 얼마나 심한지를 평가해야 합니다. 이는 간생검(Liver biopsy)으로 알아볼 수 있습니다. 간생검은 보통 간세포를 떼어서 얻어낸 조직을 현미경으로 보는 검사입니다. 간조직이 얼마나 파괴되어 있는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는 방식입니다. 간생검을 받기 어렵다면 비침습적 간 섬유화 검사를 통해서도 중증도를 알아볼 수 있습니다.

 

만성 C형 간염의 치료

만성 C형 간염 치료 목표는 C형 간염 바이러스를 박멸해서 간경변증, 간암,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간 외 합병증(혼합한랭글로불린혈증, 사구체신염 등)의 진행을 막거나 늦추는 것입니다. 만성 C형 간염은 수십 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하므로 장기간에 걸쳐 지켜봐야 합니다.

치료를 마냥 지속할 수는 없는 노릇이므로 일차 치료 목표는 치료 종료 후 12주 또는 24주에 검사를 해서 HCV-RNA가 검출되지 않는 지속 바이러스 반응(Sustained Virological Response, SVR)에 도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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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C형 간염 치료 시작은 간손상 정도,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서 결정합니다.
치료는 ‘페그인터페론 알파 + 리바비린’을 사용하는 기존의 병합요법이 있습니다. 치료 기간이 길고 치료 효과는 약 50~60% 수준이며 주사제라서 불편한 점이 있었습니다. 또 내성이 잘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먹는 항바이러스제인 DAA(Direct Acting Antiviral)가 개발되었습니다. 기존 치료와는 달리 치료 기간이 짧고 약 90% 이상의 치료 성공률을 보이면서 부작용은 적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Sofosbuvir, Ledipasvir/Sofosbuvir, Elbasvir/Grazoprevir, Ombitasvir/Paritaprevir/Ritonavir ± Dasabuprevir, Sofosbuvir + Daclatasvir, Daclatasvir + Asunaprevir 등의 약물이 있습니다. 이 약제는 C형 간염 바이러스의 유전자형, 간질환의 상태, 신장 기능 등을 고려해서 사용합니다.

새로 개발된 DAA(Direct Acting Antiviral)은 대부분의 만성 C형 간염 완치를 기대할 만큼 획기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높은 가격, 약제 간 상호반응, 약제 내성 문제 등의 문제가 있으므로 이득과 손실을 고려해서 신중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약제 투여를 결정해야 합니다.

 

만성 C형 간염의 경과와 관리

만성 C형 간염에서는 질병이 어떤 경과로 진행되는지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만성 C형 간염 자체로도 문제지만 이로 인해 발생하는 합병증이 치명적이기 때문입니다.

만성 C형 간염 환자 약 15~56%는 약 20년 정도 후 간경변증(간경화)을 앓습니다. 간경변증 환자의 약 1~5%는 매년 간암(간세포 암종)에 걸립니다. 전체적인 사망률은 연간 약 2~4%입니다.

만성 C형 간염 진행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감염 기간, 감염될 당시의 나이가 40세 이상, 남자, 알코올 섭취, 인슐린 저항성, 비만, 면역억제자, 장기이식 수혜자, 다른 바이러스 중복 감염(B형 간염 바이러스,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 등), 유전적 요인 등이 있습니다. 즉 이런 요인이 동반되어 있다면 간경변증과 간암이 더욱 잘 발생합니다. 따라서 교정이 가능한 요인은 교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과도한 음주는 간경변증과 간암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증명되어 있으므로 금주(또는 절주)는 필수입니다. 식이요법 조절과 운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겠습니다.

복부초음파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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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C형 간염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기적으로 소화기내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고 적절한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이 질병의 진행 속도를 크게 늦출 수 없다고 하더라도 나빠지는 과정을 조기에 식별해서 간경변증, 간암이 초기에 발견되면 보다 적절하게 치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꾸준한 관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상으로 만성 C형 간염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과거에는 만성 C형 간염은 치료가 어려운 질병에 속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새로운 약제가 개발되면서 완치를 목표로 할 만큼 치료 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 있는 질병으로 변모했습니다. 적절한 치료가 개발된 만큼 심각한 질병으로 발전되기 전에 미리 관심을 두고 관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더 나아가 언젠가는 더 좋은 약이 개발되어 완치가 가능한 질병으로 분류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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