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고혈압 환자가 알아야 할 가정혈압 측정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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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심장학회(AHA, American Heart Association)에서는 충격적인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였습니다. 새로운 고혈압 진단 가이드라인은 미국 국립 심장, 폐, 혈액 협회(National Heart, Lung, and Blood Institute (NHLBI))에서 미국 심장학회에 의뢰하여 작성되었고 9개의 관련 기관의 검증을 받아 완성되었습니다. 그동안 고혈압 진단 기준으로 알려져 있던 140/90mmHg의 기준을 130/80mmHg으로 변경하는 고혈압 지침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우리나라 성인의 절반가량이 고혈압 환자로 진단될 수 있습니다.

성인의 절반 이상이 고혈압 환자로 진단받을 수 있다 – 새로운 고혈압 진단 기준 발표

미국 심장학회의 가이드라인은 2015년 미국 국립보건원에서 시행한 대규모 연구인 SPRINT 연구의 내용을 대다수 반영하여 작성되었습니다. SPRINT 연구에 따르면 수축기 혈압 140mmHg 이하를 목표로 치료받은 고혈압 환자에 비해 120mmHg 이하를 목표로 하여 치료받은 환자의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25% 낮은 결과를 보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 심장학회는 이러한 결과를 반영하여 고혈압의 진단 기준치를 낮게 조정한 것입니다.

대다수의 의사들은 미국 심장학회의 새로운 가이드라인에 대해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입장입니다. 하지만 반대하는 의사들도 있을뿐더러 환자나 관심 있는 분들 사이에서도 “너무 과한 것 아니냐” 혹은 “제약회사의 조작에 의한 것이 아니냐”라는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미국 가정의학회(AAFP, American Academy of Family Physicians)에서는 최근 미국 심장학회에서 발표한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을 것이며 올해 초 자신들이 발표했던 140/90을 기준으로 하는 고혈압 지침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성명을 내걸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국내 전문가 집단의 합의는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유럽 학회 쪽에서도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약물치료를 130/80mmHg 부터 해야 할지는 아직 국내에서는 결정하기가 어려운 문제입니다.

혈압측정

혈압을 낮추었을 때 심혈관 질환 예방으로 얻는 이익과 사회적인 약물치료 비용 증가와 부작용 발생 위험 증가는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반대하는 측에서 제시하는 논점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바로 혈압의 측정 방식입니다. 진료실에서 측정하는 혈압이 실제와 다를 수 있다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진료실 측정이 아닌 가정에서 측정하는 가정혈압이 이러한 고혈압 진단 기준과 관련된 논란에 해답이 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왜 혈압의 측정 방식이 문제가 되는지에 대해 알아보고 그에 대한 대안인 가정혈압에 대해서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진료실 측정 혈압의 한계

새로운 고혈압 진단 기준에서 이야기하는 환자의 혈압은 진료실 혈압입니다. 진료실 혈압이란 병원에서 측정한 혈압을 의미하며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의사와 간호사가 없는 상태에서 3회 측정한 자가측정 혈압 수준으로 정확하게 혈압을 측정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측정하는 이유는 백의 고혈압(White coat hypertension)을 배제하기 위함입니다.

진료실혈압측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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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 고혈압이란 의료진이 혈압을 측정할 때 환자가 긴장하는 것과 같은 변수에 의해 혈압이 더 높게 측정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백의 고혈압 환자는 병원에서 실제보다 혈압이 높게 측정되기 때문에 받지 않아도 될 약물 치료를 받게 되거나 필요 용량 보다 더 높은 용량의 약물을 처방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병원에서 측정하는 진료실 혈압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의료진이 없는 상태에서 환자가 5분간 안정을 취한 후 자동 혈압계를 이용해 스스로 3회를 측정하는 방법을 SPRINT 연구를 포함한 여러 연구에서 사용합니다.

이러한 측정 방식은 실제 진료실에서 의사에 의해 측정되는 혈압보다 10~15mmHg 가량 낮게 측정됩니다. SPRINT 연구에서는 실제로 수축기 혈압이 120mmHg인 고혈압 환자의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25%나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지만 미국심장학회의 고혈압 기준이 130mmHg으로 설정된 것은 이러한 수치의 차이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 심장협회의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한 130/80mmHg이라는 수치는 수긍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현실을 돌아보면 이러한 측정 방법이 적용되기는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역사회 의원이나 병원에서 환자 홀로 5분간 안정을 취하고 혈압을 측정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며 혈압 측정을 3번이나 하는 것도 어려울 것입니다. 또한 대부분의 고혈압 진단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고 있는 혈압 측정법인 양측 팔에서 혈압을 측정한 후 높은 쪽 팔에서 또 한 번 측정하는 것도 국내 현실상 쉽지 않은 문제일 것입니다.

혈압측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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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혈압 기준의 문제는 고혈압 환자마다 시간대 별로 다른 혈압이 측정되는 경우가 많고 투약하는 약물의 투약 시간 및 횟수 등에 따라 시간별로 혈압이 다르게 측정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백의 고혈압과 같이 특정 상황에 따라 혈압이 다르게 측정될 수 있기 때문에 진료실에서 특정 시간, 특정 환경에 측정되는 혈압을 그 환자의 절대적인 혈압 수치로 보고 진단 및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 현재의 방식은 문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백의 고혈압과 반대의 경우로 집에서만 혈압이 높게 나타나는 가면 고혈압(masked hypertension)도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경우에 대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여러 가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제시되는 방법이 바로 24시간 활동혈압가정혈압입니다. 24시간 활동혈압은 병원에서 제공하는 몸에 부착하는 혈압 장치를 부착하고 일상적인 생활을 하여 기록된 24시간의 혈압을 의미합니다. 가정 혈압은 환자의 가정에 비치한 전자 혈압계로 하루 중 여러 번 혹은 여러 날의 혈압을 자가 측정하는 것으로, 이를 기록하여 병원 방문 시에 의사에게 해당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말합니다.

24시간 활동혈압은 특정 장비가 필요하고 이를 전문적인 의사가 분석하는 것이기 때문에 쉽게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반면에 가정혈압은 일반적인 전자혈압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실행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점점 부각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가정 혈압 측정을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가정혈압에 대해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

미국 심장학회에서는 최근 고혈압이 있는 모든 환자들은 가정혈압 측정을 해야만 하며 이를 통해 의사가 치료가 잘 이뤄지고 있는지를 확인하여 혈압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해야 하도록 가정혈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가정혈압 측정과 관련한 여러 가지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가정용 전자 혈압계를 고르는 방법
  1. 자동혈압계는 커프 형식으로 위팔(상완-어깨에서 팔꿈치까지)에 감을 수 있는 것을 사용합니다.
  2. 손목이나 손가락 측정 방식은 신뢰도가 낮아 추천하지 않습니다.
  3. 노인, 임산부, 소아를 위한 혈압계는 각각의 목적에 맞게 나온 제품을 사용해야 합니다.
  4. 커프가 자신의 위팔에 딱 맞는 사이즈인 것을 사용해야 합니다.
  5. 구매한 혈압계를 병원 진료시 가져가서 정확도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6. 병원의 혈압계와 같은 수치를 보이는 정확도 높은 혈압계라면 계속 사용하면서 1년에 한 번 정도 병원에서 재 확인해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손목혈압계
손목 혈압계는 가정혈압 측정용으로 권장되지 않습니다.
| 가정 혈압 측정 방법
가정혈압측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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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정을 취하기
  • 조용한 곳에서 충분한 안정을 취한 다음 측정한다.
  • 흡연, 카페인 음료, 운동은 혈압 측정 30분 이내에는 하지 않는다.
2. 똑바로 앉아 측정
  •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허리를 쭉 펴고 앉아 측정한다.
  • 다리를 꼬지 않고 발바닥을 바닥에 붙인다.
  • 팔을 테이블같이 평편한 바닥 위에 올려놓되 위팔이 심장 높이에 위치하도록 한다.
  • 커프의 중앙이 팔꿈치 바로 위에 오도록 위치시킨다.
3. 매일 같은 시간에 측정
  • 오전, 오후 매일 여러 번 측정하면 더 좋고 이 또한 같은 시간에 측정한다.
  • 매일 측정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어렵다면, 약물 변경이 있는 경우 변경된 약 복용 2주 후에 측정하고 외래 방문 1주 전에는 측정한다.
4. 여러 번 측정
  • 측정시 1분 간격으로 두세 번 측정하고 그것을 기록해 놓는다.
  • 혈압계에 메모리를 이용해 기록하거나 그래프를 제공하는 혈압 관리 앱 등에 기록해 놓는다.
    기록된 혈압을 다음 진료시 의사에게 보여준다.
| 혈압이 높게 나온다면
  • 한번 혈압이 높게 나온다고 놀랄 필요는 없습니다.
  • 혈압이 180/120mmHg 이상으로 나오는 경우, 5분간 휴식 후 재 측정합니다. 높은 혈압이 지속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 혈압이 180/120mmHg 이상으로 나오고 흉통, 호흡곤란, 요통, 마비, 기운 없음, 시력저하, 말하기 어려움과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면 즉시 119에 도움을 요청합니다.
| 가정혈압 측정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
  • 고혈압으로 진단받은 모든 환자
  • 고혈압 약물 치료를 시작하여 그 효과를 보기 위한 경우
  • 고혈압 발생 위험이 높거나 고혈압과 관련된 상황에 대한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한 경우
  • 임신 유발 고혈압이나 전자간증(preeclampsia)이 있는 경우
  • 진료실에서만 혈압이 높게 나타나는 백의 고혈압이 있는 경우
  • 진료실에서는 혈압이 낮은데 집에서만 높은 가면 고혈압이 있는 경우
전자간증
임신 유발 고혈압, 전자간증 환자도 가정혈압 측정이 필요합니다. (출처 : 위키미디어)

주의 : 심방세동이나 부정맥이 있는 경우 가정 혈압 측정법에 대해 담당 의사에게 반드시 문의해야 합니다. 이들은 전자 혈압계의 혈압이 정확하게 측정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양측 팔의 혈압이 10내외로 차이가 나는 것 또한 일반적으로 정상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마무리

새로운 고혈압 진단 기준이 발표되어 의학계는 혼돈을 겪고 있습니다. 국내 전문가들의 논의 또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내려질지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분명한 것은 혈압이 낮게 유지되는 것은 확실하게 개인의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약물 치료를 논외로 하더라도 생활습관 조절을 통해서 혈압을 130/80mmHg 이하로 유지하는 것은 SPRINT 연구 결과로 볼 때 심혈관 질환 예방을 통한 수명 연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합니다.

또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의 근간이 된 SPRINT 연구와 새로운 가이드라인 작성이 미국 국가 보건 기관과 여러 기관의 합의에 의해 이뤄진 바, 미국 심장학회의 가이드라인을 소위 말하는 제약회사의 농간으로 몰고 가는 음모론은 배제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혈압계
출처 : 위키미디어

새로운 가이드라인에 대한 분석 및 한국인에 맞는 진료 지침이 조만간 나올 것입니다. 얼마 이상부터 약물 치료를 할 것인가는 의사에게 중요한 문제입니다. 고혈압 환자 또는 현재 기준으로는 정상이지만 변경된 기준으로 고혈압 환자가 되는 분들은 약물 치료뿐만 아니라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혈압을 낮게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


이후 새로운 기준이 정해진다고 하더라도 각 개인별 시간이나 상황에 따라 다르게 측정될 수 있는 혈압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가정혈압 측정을 통해 가장 치료에 도움이 되는 혈압 수치를 기록할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특히나 여러 지침에서 강조하는 혈압 측정법을 제대로 시행하기 어려운 국내 의료 환경을 볼 때 가정 혈압측정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새로운 가이드라인의 적용 문제는 전문가 집단의 분석과 함께 사회적 비용 문제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가이드라인은 혈압이 낮아질수록 고혈압 환자의 수명과 삶의 질이 높아진다는 것을 강조하고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데 큰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합니다. 각 개인이 스스로 자신의 혈압을 관리할 수 있도록 가정혈압 측정법을 숙지하시고 약물 치료가 필요한 분은 의사의 진료를 통해 적절한 혈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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