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길 주변에 살면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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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는 기억력, 판단력, 지남력, 인지 능력 등에 결함이 생기는 것으로, 치매의 발병은 환자 개인의 어려움은 물론이고 가족에게도 큰 고통이며 사회적으로도 커다란 손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암, 관절염, 고혈압 등과 함께 한국인이 두려워하는 대표적인 질환 가운데 하나로 꼽히기도 합니다.

이러한 치매에는 다양한 발병 원인들이 있습니다. 일단 발병하게 되면 현재의 의학 기술로는 완치가 어려운 질환의 특성상 교정이 가능한 위험 요인을 찾아내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아직 많은 부분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공기 오염과 소음 공해와 같은 교통 환경적인 요인이 치매나 파킨슨병, 다발성 경화증 등 신경퇴행성 질환의 발병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논의가 있어 왔습니다.

공기 오염 물질들이나 소음이 뇌에 염증을 일으키거나, 인지 능력을 떨어뜨린다는 연구들이었는데, 이것들이 치매나 다른 신경퇴행성 질환의 발병률에 미치는 뚜렷한 효과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이러한 교통량과 관계된 위험 요인과 치매와의 연관성을 밝힌 연구가 있었고, 그 결과가 세계적인 의학 저널 (The Lancet)에 실렸습니다.

 

주요 도로 주변에 사는 것이 치매를 유발?

캐나다 온타리오 공중 보건 연구진은 주요 도로 가까이에 사는 것이 인지 능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과 관련된 증거들이 최근 대두되는 것에 주목하여, 거주지와 주요 도로의 근접 정도가 치매, 파킨슨병, 다발성경화증 등 신경퇴행성 질환의 발병과 어떠한 연관성이 있는지 알아보기로 하였고, 캐나다 온타리오주 자료를 조사 및 분석하였습니다.

연구진은 인구 코호트(특별한 기간 내에 출생하거나 조사하는 주제와 관련된 특성을 공유하는 대상의 집단)와 우편 주소지에 근거하여, 5년 이상 온타리오주에서 거주한 20-50세 (약 4,400만 명) 및 55-85세 2,200만 명을 조사하였습니다.

연구 대상에 포함된 캐나다인 성인들 중 신경계통 질환이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여 대상자 개인의 거주지와 주요 도로 간의 거리를 조사하였고, 치매, 파킨슨병, 다발성 경화증에 대한 진단 정보는 주(州) 보건 관리 데이터베이스를 참고하였습니다.

조사 결과, 2001년에서 2012년 사이에 총 243,611명의 치매 환자가 발생하였고, 파킨슨병은 31,577명, 다발성 경화증은 9,247명이 발병하였는데, 이들의 거주지와 주요 도로의 거리를 분석하여 질병 위험률을 도출해냈고 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거주지와 주요 도로간의 거리치매 위험률
<50m1.07
50-100m1.04
101-200m1.02
201-300m1.00
>300m기준

주요 도로로부터 50m 미만 거리 거주자들은 치매에 걸릴 위험이 7% 높았고, 50-100m 거리 거주자는 4%, 101-200m 거주자는 2% 높았습니다. 200m를 넘어가는 거리 거주자들은 치매 위험률이 높아지지 않았고, 그 외 파킨슨병이나 다발성 경화증의 위험률은 통계학적으로 의미가 없었습니다.

이 결과를 흡연 여부, 비만 정도, 신체 활동량, 교육 정도 등 치매의 위험요인으로 알려진 인자들로 보정을 해봐도, “주요 도로에 가까이 거주할수록 치매 위험률이 높다”라는 경향성은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서울 도심의 하늘 (출처 : 플리커 by InSapphoWeTrust)

큰 길 주변에 살면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 원인은 무엇일까요? 연구진은 주요 도로 가까이에 살면 많은 교통량으로 인해 타이어 마찰과 관련된 초미립자 등 공기 오염 물질과 소음 공해에 많이 노출되어, 이것이 활성 산소로 인한 산화 스트레스로 이어지고 또한 뇌를 포함한 전신에 염증 반응을 일으켜 치매 위험률을 높이게 되며, 주요 도로와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오염에 더 많이 노출되므로 위험률이 더 높아지게 된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결론

공기 및 소음 공해에 많이 노출될수록 치매 위험률이 높아진다는 이번 연구 결과는, 점점 더 도시화, 밀집화 되어가는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기 오염과 미세먼지 증가의 문제는 점점 우리에게 중요한 문제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미세먼지의 증가가 치매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얼마 전 발표된 적이 있었습니다. 환경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장기간의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고 최근 이와 관련한 연구들이 많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인구가 밀집되어 있는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서 주거지역 주변에 주요 도로가 있고 많은 교통량이 밀집되는 현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교통량 감축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실시하는 한편 간선도로나 고속도로 옆으로 방음벽도 확충하고 있지만, 주변 거주자들의 공기 오염 물질이나 소음에 대한 노출은 여전히 심각한 수준입니다.

물론 이미 건설되어 있는 도시를 한순간에 모두 뜯어고칠 수는 없는 일이겠습니다만, 쾌적한 교통 환경 조성은 건강을 위해서도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도시 환경에 대한 관심 및 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입니다. 또한 환경 오염에 의한 신체적, 정신적 질환 예방을 위해, 제도적 뒷받침과 함께 시민 스스로도 승용차 요일제를 실천하는 것과 같은 노력들이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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