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농증, 얼마나 알고 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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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농증, 아마 감기와 알레르기 비염과 함께 이비인후과에서 가장 유명한 질환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실제로 이 병을 앓아본 적이 없는 분들은 있더라도, 여태껏 ‘축농증’이라는 이름을 듣지 못 한 분들은 아마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과연 사람들이 축농증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어, 주변 분들에게 과연 축농증이 무슨 병이냐고 설명해보라고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거의 모든 사람들이 ‘코에 콧물이 가득 찬 것’, ‘콧물이 계속 나오는 것’ 등의 잘못된 대답을 하더군요. 축농증이란 병명은 알고 있지만, 제대로 알고 계신 분들은 많이 없다는 이야기지요.

축농증은 사실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성 부비동염’이라는 병명이 축농증의 원래 이름입니다. 그래서 축농증에 대해서 이해하려면 ‘부비동’이라는 저희 머리에 있는 해부학적 구조에 대해서 아는 것이 필요합니다.

부비동은 한글 용어로 ‘코곁굴’이라고도 합니다. 풀어서 말씀드리자면 ‘코 곁에 있는 굴’이라는 말인데, 이러한 굴은,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보통 머리에 4쌍, 8개가 있습니다. 이 8개의 부비동들은 모두 코 안(비강)에서 연결되어 있는데, 그 입구는 구불구불한 통로 형태이며 굴 자체의 크기에 비해 매우 작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동굴들이 안은 넓은데 입구는 작은 것처럼 말이죠) 그렇지만 부비동을 덮고 있는 점막 표면의 섬모 운동이 비강과 부비동 사이의 물질들의 이동을 도와주기 때문에, 부비동이라는 굴 안에 이물질들이 쌓이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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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가지 부비동 (출처 : 플릭커 by NIAID)

이즈음 해서 그렇다면 부비동이라는 굴이 도대체 우리 머리에 왜 있을까 하고 궁금하신 분들이 계실 수도 있겠네요. 우리 머리 안에는 우리 몸의 다른 여느 곳보다 혈액이 많이 모이는 곳입니다. 특히 우리의 뇌는 우리 몸에 여러 가지 일들을 지시하고 처리하기 위해서 언제나 전체 혈액의 15~20% 정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항상 혈액이 많이 모여 있으면 당연히 머리의 온도가 올라가게 되는데요. 따라서 우리에겐 이 열을 식혀주기 위한 쿨러가 필요하겠죠. 그 쿨러의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부비동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부비동염은 무엇이고, 만성 부비동염은 무엇일까요. 부비동염은 말 그대로 이 부비동에 염증이 생긴 것, 즉 부비동 점막의 염증성 질환을 통칭하는 질환입니다. 그리고 바이러스나 세균이 부비동 안으로 침입한 후 점막의 염증이 생긴 직후 상태를 ‘급성 부비동염’이라고 하고, 이러한 급성 부비동염이 회복되지 않고 12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바로 ‘만성 부비동염’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오래 부비동염이 회복되지 않으면 원래는 깔끔하게 비어있어야 하는 굴속에 고름(농)이 쌓이게 되지요. 그래서 만성 부비동염을 ‘축농증’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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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농증 환자 CT coronal cut 우측 병변

이러한 축농증이 생기는 이유는 세균감염, 아까 말씀드린 부비동의 입구의 폐쇄, 부비동 점막의 섬모 운동 이상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리고 축농증은 만성 질환이기 때문에 약물로 잘 치료가 되지 않아서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지요. 비교적 흔한 질환일 수 있지만, 그렇게 치료 방법이 그렇게 만만한 병은 아닙니다.

축농증이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 때문일까요, ‘콧물이 오랫동안 나오고, 코가 꽉 막히면 축농증이다’ 라고 잘못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번 포스트가 축농증에 대해 제대로 아는 기회가 될 수 있길 바랍니다.


감수 조재훈 (건국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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