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 피곤한 분들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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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가장 흔한 이유 중 하나가 피로입니다. 진료실마다 피로를 호소하는 분들로 넘쳐나는데 이번 달에는 피로를 느끼는 분들이 꼭 알고 있어야 할 내용들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이미지출처 : commons.wikimed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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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른하고 피로한데… 종합검진이라도 받아봐야 할라나요..?

피로를 느끼게 되면 무조건 간검사를 해달라고 하시거나, 아예 종합검진을 원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물론 종합검진을 통하여 조기에 숨겨진 병을 찾아낼 수만 있다면 비싼 검사비용이 아깝지 않겠지만 모든 검사결과가 정상인 경우가 오히려 문제입니다.

무언가 감추어진 병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분들은 결과가 모두 정상이라는 말에 시큰둥한 표정으로 병원을 나서게 되고 다시 다른 의사를 찾거나 더 비싼 검사를 받으시곤 합니다. 이러한 분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은 피로의 원인이 질병만은 아니라는 당연하고도 ‘평범한’ 생각입니다.

예를 들면, 네살난 딸아이와 갓 돌이 지난 둘째 아들을 둔 주부가 둘째 출산이후로 일년여 동안 아이가 밤에 자주 깨어서 통 깊은 잠을 잘 수 없었습니다. 이런 경우 피로는 당연히 수면부족이 원인이겠지요. 이처럼 평소보다 잠이 부족하거나 갑자기 일거리가 늘어난 경우처럼 잘 생각해보면 피곤할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는 며칠 푹 쉬면 되지 복잡한 검사를 받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대게 1개월 이내의 일시적인 피로증상은 충분한 휴식만으로도 해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피로할 만한 이유가 없는데요…

문제가 되는 경우는 별 이유도 없이 한달이 넘도록 피로한 경우인데, 이때야말로 의사의 진찰과 검사가 필요합니다. 많은 신체적 질환의 초기증상으로 피로가 나타나는데 폐결핵, 당뇨, 갑상선질환, 간질환, 심부전, 폐질환, 빈혈같은 병은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없이 피로감으로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육체적인 원인이 아니더라도 불안증, 우울증, 지속적인 스트레스하에서도 피로가 주된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많은 분들이 피로를 느끼게 되면 간이 나빠졌다고 지레 짐작하고 약국에서 간장약을 사서 먹거나 병원에 와서도 간검사만 해달라고 하시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은 일입니다. 간검사 결과가 이상이 없다고 하더라도 다른 원인들을 충분히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항상 눈부터 피로가 오는 것 같아요. 뻑뻑하고, 눈물이 흐르기도 하고…

항상 눈부터 피로하다고 하시면서 안구의 뻑뻑한 느낌을 호소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심한 경우 두통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이때는 안구건조증(건안증)을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우리 눈은 수시로 깜박이면서 안구를 눈물로 적시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억지로 눈을 뜨고 있으면 눈이 아픈 것은 안구의 눈물이 말라버리기 때문입니다.

안구건조증은 눈물의 성분중에서 표면장력을 유지하는 특정성분에 이상이 생겨서 눈동자를 효과적으로 코팅해주지 못하여 생기는 불편한 증상입니다. 그 원인은 아직 확실치 않으나 인공눈물성분의 안약을 수시로 넣어주면 증상이 호전됩니다. 이렇게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고 눈의 통증을 방치하면 머리까지 아프게 되고 일의 작업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집니다.

 

만성 피로증후군이란 병이 있다던데…

얼마전 TV에 방영되어 일반인에게도 어느 정도 익숙해 진 ‘만성 피로증후군’이라는 것은 아직 그 원인이나 치료방법이 확실히 알려지지 않은 질환입니다. 한때는 어떤 종류의 바이러스감염이 원인이라는 설이 있었으나 확실한 연관성이 밝혀진 것은 아닙니다.

원인을 잘 모르니 치료법도 뾰족한 수가 없어서 몇 가지 약들이 시범적으로 처방되고 그 효과를 연구중에 있습니다. 다행한 것은 이 질환을 가진 사람은 인구의 0.2-0.7%정도로 그다지 흔한 것은 아니라는 점과 경과가 그리 나쁘지 않다는 점입니다.

가장 중요한 증상은 여러 가지 검사상에 다른 이상이 없으면서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줄만큼의 피로가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으로 충분히 쉬어도 피로가 가시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목이 자주 아프거나 기억장애, 목 부위 임파선의 통증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꼭 병원에 가봐야 하는 경우는 언제일까요?

피로는 누구나 수시로 느낄 수 있는 어찌보면 생활의 일부라 할 수 있는 증상입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경우는 반드시 의사를 찾아 정확한 원인을 밝혀야 하는데


  • 한달 이상 지속되거나 충분한 휴식으로도 회복되지 않는 경우
  • 미열이나 체중감소 등의 다른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 생리적으로 피로할만한 특별한 이유가 없는 경우
  •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심한 피로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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