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약과 한약에 대한 오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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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지금이나 약은 질병의 치료에 가장 중요한 수단입니다. 양약과 한약, 그리고 각종 민간요법에 대한 온갖 잡다한 지식이 넘쳐나는 이 시대에 ‘모르면 정말 손해볼’ 약에 대한 상식들을 짚어봅시다.

 

양약과 한약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양약은 오래 먹으면 해롭고, 한약은 식물이니 먹어도 절대 해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이러한 상식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고혈압이나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의 치료를 위하여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그러다보니 민간요법이나 한약 등을 기웃거리다가 적절한 관리가 되지 않아서 뇌졸중이나 심장병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고생하시곤 합니다. 아주 오래전 인류의 조상들은 몸이 아플 때 어떻게 했을까요? 아마 기도나 제사 등의 주술적인 방법에 의존하다가, 아픈 부위를 주물러도 보고, 그래도 안되면 좀 특별해 보이는 식물같은 것을 먹어보았겠지요.

어떤 증상에 특정 식물을 먹고 낳은 사람들의 경험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면서, 그러한 식물들은 소위 ‘약초’로 기억되었을 겁니다. 여기까지는 서양이나 동양이나 별 구분이 없었을 겁니다. 그런데 서양인들은 그러한 약초의 어떤 성분이 치료효과를 발휘하는가 하는 다분히 물질적이고 분석적인 접근을 시도한 반면, 동양인들은 철학적인 해석에 몰두하였습니다.

즉, 질병과 약초사이의 상호 관계속에서 음양의 원리와 중용의 철학같은 것을 도입하여 나름대로의 병인론과 치유론을 세워 나갔습니다. 대표적인 양약인 페니실린은 푸른 곰팡이의 살균능력을 우연히 발견한 한 서양인이 (푸른곰팡이를 환자에게 바르거나 먹인 것이 아니고) 수많은 반복연구 끝에 ‘단일성분을 추출하여’ 이름붙인 최초의 항생제입니다.

반면, 동양에서는 이러한 치료효과를 보이는 식물의 성분을 분석하기보다는 다른 먹거리를 가감해보면서 효과의 극대화를 추구했습니다. 이렇게 동,서양 약의 발달과정을 상상해보면, 한약과 양약이 차이는 원래의 치료경험이 담긴 먹거리 그 자체인가(한약), 추출되거나 합성된 순수성분인가(양약)로 구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양약은 부작용이 많고, 한약은 없다는 생각이 별로 근거있는 주장이 아님을 알 수 있으실 겁니다.

 

그래도 양약이 부작용이 더 많은 거 아닌가요?

양약이나 한약이나 모두 어느 정도의 부작용은 있습니다. 어느 정도 흔하게 나타나는가가 문제이지만 거의 모든 양약은 나름대로 부작용들이 있습니다. 특히 진통제 계열의 약들은 장기 복용시 대부분 위장자극증세를 일으킵니다. 하지만, 한약도 그 성분에 따라서는 위나 간등에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마황’이라는 한약제를 다량 복용한 후 사망한 환자가 있어서, 그 성분을 분석해 보니 ‘에페드린’(감기약으로 흔히 처방되는 물질)이라는 성분이 다량 함유된 것으로 밝혀지기도 하였습니다. B형간염 보균자와 같이 간에 위험요인이 있는 분중에 간에 좋다는 첩약을 드시고나서 독성간염으로 얼굴이 노랗게 되어 응급실 신세를 지시는 분들을 적지 않습니다.

한약이라도 인삼이나 감초와 같이 경험적으로 잘 알려진 단일성분이 아니고, 수십종의 약초가 섞인 첩약의 경우는 처방하는 사람조차도 그 상호작용이나 부작용을 미리 예측하기가 용이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서양의학은 그들이 개발한 약물들의 각종 부작용들을 세세하게 밝혀내어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투약지침들을 명시해 놓았습니다.

예를 들면, 진통제를 오래 드셔야 하는 분이라면 위장보호제(제산제, 위산억제제 등)를 함께 처방하는 것은 모든 의사와 약사에게 상식입니다. 따라서 약의 부작용을 무조건 무서워하기보다는 의사의 지시대로 복용법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양약과 한약을 선택하는 바람직한 기준은 무엇일까요?

우선 여러분의 진단명이 확실하고, 그 병의 치료효과가 확실하게 과학적으로 증명된 인정된 양약이 있는 경우라면 주저할 것 없이 그 약을 선택해야 합니다. 만일 병원을 다니며 여러 가지 검사로도 확실한 진단명이 나오지 않아서, 신체 특정부위의 질병이라기 보다는 전신적인 항상성, 혹은 저항력의 저하가 의심되는 경우라면, 강장효과가 있는 보약의 효과를 기대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특별히 상식적으로 완치가 어려운 질병들에 대하여 ‘한번만 먹으면 직효’라고 주장하는 비방들은 99.99% 엉터리 상술이라는 점을 기억하십시오. 정말 그런 비방을 가진 분이 국내에 숨어 계시다면 대한민국 최초의 노벨의학상 수상자감이 돈벌이만 하고 있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러한 경우도 적당한 영양섭취와 충분한 휴식, 그리고 가벼운 운동이나 취미생활로 스트레스를 적절히 해소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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