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신경치료는 왜 오래 걸리나요? 신경치료가 길어지는 이유는?

0

치과에 가면 무서운 치료가 하나 있죠, 바로 신경치료입니다. ‘신경치료’라고 해서 치아의 신경을 살리는 치료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수 있는데요. 신경치료는 치아 신경을 살리거나 죽이거나 하는 치료가 아니라, 치아 내부에 존재하는 신경과 혈관조직의 생활력이 회복 불가능할 정도에 이르렀을 경우에 내부에 존재하는 변성된 신경조직과 염증, 세균들을 말끔히 제거하여, 신경관을 텅 비운 후에 그 공간을 재료를 이용하여 밀폐시켜 세균에 의해 다시 감염되는 것을 막는 치료입니다.

이렇게 치료를 함으로써 괴사된 신경조직에 의한 염증반응이나 통증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지요. 신경치료의 정식 명칭이 ‘근관(신경관) 치료’인 것을 생각해 보면 조금 도움이 되실까요?

그렇다면 이러한 신경치료는 왜 하는 것일까요? 일단 신경이 죽는(생활력이 상실되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겠죠. 대표적으로 충치가 깊어져 치아 신경까지 도달하는 경우, 외상으로 인해 치아가 부러져 신경이 노출되는 경우, 신경이 노출되지 않더라도 충격에 의해 신경이 변성되면서 괴사되는 경우, 잇몸질환이 심해져서 세균이 치아 내부의 신경까지 침투하는 경우들입니다.

치아의 구조 (출처 : 위키피디아)

그렇다면, 신경치료는 왜 오래 걸리는 치료라고 인식되어 있을까요? 환자분들이 ‘신경치료 다 받으려면 몇 번이나 더 와야 되나요?’, ‘몇 번 만에 끝나나요?’라는 질문들을 하시곤 하는데요. 신경치료의 과정을 통해서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Day 1

신경치료 첫날에는 먼저 충치를 제거해 가면서 치아 내부의 신경을 향해 접근합니다. 신경(치수강)에 도달하면 기구를 이용해서 괴사된 신경을 제거하면서 신경관의 길이를 측정하는데요. 이는 신경관의 길이에 맞게 청소하고 추후에 그 길이대로 재료를 이용해 충전해 주기 위한 중요한 과정입니다. 다음으로 기구를 이용해서 신경관을 어느 정도 확대하는 과정입니다. 이는 기계적 세정을 함과 동시에 화학적 약제에 의한 신경관의 청소를 돕는 과정입니다.

 

Day 2

둘째날에는 환자분의 증상을 확인하면서, 신경관의 길이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신경관을 조금 더 확대해서 재료를 채울 상태까지 최종적으로 만들어 놓습니다.

 

Day 3

마지막 날에는 불편한 증상이 없는 경우에는 약제를 통해 신경관 내부를 깨끗하게 청소하고, 신경관 안에 재료를 채워 신경관을 밀폐시켜 세균의 유입을 막도록 합니다.

신경 치료의 과정 (출처 : 위키피디아)

보통 이러한 과정으로 신경치료가 진행이 됩니다. 하지만, 치아에 염증이 심하지 않거나, 앞니같이 접근이 쉽고 신경관의 개수가 적은 치아는 과정을 단축하여 하루나 이틀 만에 신경치료를 마무리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치과의 예약시간이나 환자분의 사정도 고려되어야 할 요소이겠지요.

자 이제 그러면, 신경치료가 오래 걸리는 경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위에 설명한 신경치료 과정이 원활하게 이루어 지지 않으면 오래 걸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볼 수 있겠지요.

 

1. 치아 내부의 해부학적 구조가 복잡한 경우

신경관을 깨끗하게 청소하려면, 치아 구조가 복잡한 경우보다 단순한 경우가 더 쉽겠죠. 치아 뿌리가 심하게 휘어 있다거나 신경관의 단면이 둥글지 않고 ‘C’자 형태로 휘어있는 경우는 기구의 접근도 어려울 뿐 아니라 신경관 내부의 무수히 많은 세균을 제거하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2. 신경관의 개수가 많은 경우

앞니 같은 경우는 청소해야 할 신경관이 하나 또는 많으면 2개 정도이지만, 뒤쪽의 큰 어금니는 신경관이 보통 3~4개씩 존재합니다. 또한 어금니는 후방에 위치하므로 시야도 좁고, 기구가 도달하기도 어려워, 각각의 신경관을 청소하려면 시간이 더 걸릴 수 밖에 없습니다.

 

3. 신경관이 석회화되어 있는 경우

거실 바닥을 청소하는 것과 침대 밑을 청소하는 것을 비교해 보면 도움이 될 수 있겠네요. 연령이 증가하거나 치아에 외상이 가해진 경우 신경관이 석회화될 수 있는데, 석회화되어 있는 신경관의 경우 직경이 좁아지게 되어, 위치를 찾기도 어렵고, 신경관 내부로 청소할 기구를 집어넣기도 어려우며, 신경관의 정확한 길이도 확인이 어렵습니다. 이러한 경우 현미경까지 동원해서 막힌 신경관을 찾아내야 할 수도 있습니다.

 

4. 신경관 내부의 감염이 심한 경우

신경치료를 마무리하는 조건 중의 하나가 신경관 내부에 감염이나 염증 상태가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입니다. 때문에, 내부의 염증이 심할 경우나 뿌리끝에 큰 염증성 병소가 있는 경우에는 약제를 넣어 놓고 염증이 사라질 때까지 몇 주 길게는 몇 달씩 기다려야 할 수 있습니다.

 

5. 치료받는 치아에 불편감이 계속 남아 있는 경우

신경치료를 마무리하기 전에 또 하나 체크해야 될 것이 환자분의 증상입니다. 불편한 증상이 남아있다면, 밀봉하기 전까지 충분한 기간을 두고 환자분의 증상을 체크하면서 증상이 사라질 때까지 경과를 관찰하는 것이 좋습니다.

 

6. 신경치료를 다시 하는 경우

가끔 신경치료받았던 치아에서 염증이 재발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기존의 충전물을 모두 제거하고 신경관을 깨끗하게 한 뒤에 다시 재료를 충전해 넣어야 하므로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기존의 재료가 쉽게 제거되지 않는 경우에는 치료시간과 기간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신경치료가 오래 걸리는 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존재합니다. 신경관을 청소한다고 하더라도 실제로는 눈에 보이지 않는가는 신경관(부근관)까지는 완벽한 청소가 어렵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신경치료는 100% 성공했다고는 할 수 없는 치료입니다. 다만 위와 같은 치료 과정들에서 좀 더 노력들을 기울여 최대한 신경관 내 세균을 없애고, 충전 재료를 이용해서 빈틈없이 밀봉하도록 하여 성공 확률을 높이도록 하는 것입니다.

환자분들의 입장에서도 빨리 하는 것보다는 최대한 완벽하게 치료 받는 것이 더 좋은 일 아닐까요?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치과의사와 환자가 같이 노력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Subscribe
Notify of
guest

0 Comments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