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유전자를 극복해 낼 수 있는 4가지 건강한 생활습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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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대한민국 치매 현황 보고서에 의하면 치매 환자 수는 65세 이상 노인 중 70만 명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는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에 해당하는 수치로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수록 그 비율을 높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치매 환자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급증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치매 혹은 인지장애 부모님을 두신 분들의 의료비 지출도 점점 증가하는 실정입니다. 다른 선진국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치매 환자에 대한 국가적 지원을 위한 시스템을 마련해 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치매는 아직 치료법이 개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치매의 예방입니다. 하지만 치매의 예방에 대해서는 심혈관질환의 예방과 같이 확실한 근거를 지닌 연구가 부족합니다. 예전에는 치매를 예방해 주는 것으로 알려졌던 것들이 최근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고 밝혀지는 것 또한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매 치료뿐만 아니라 예방을 위한 여러 방법들에 대한 연구들은 계속 지속되고 있습니다. 최근 영국 옥스퍼드 대학, 미국의 미시건대학 등 다국적 연구 팀에 의해 진행된 연구에서도 치매 예방을 위한 건강한 생활습관에 대한 내용을 다루었습니다. 유전적으로 치매 발생 위험이 높은 사람들도 치매 발생을 예방할 수 있는 생활 습관이 밝혀졌다고 하니 이번 시간에는 이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연구결과

최근 의학계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미국 의사 협회지(Journal of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JAMA)에 게재된 치매 예방을 위한 방법에 대한 연구는 미국, 영국, 호주, 독일 등의 여러 대학교의 다국적 연구진에 의해 시행되었습니다.

연구팀은 영국의 50만 명의 자원자에 의해서 구성된 바이오 뱅크(UK Biobank) 데이터를 바탕으로 8년간의 자료를 분석하였습니다. 데이터 중 인지장애 및 치매가 없는 60세 이상 20만 명을 추출하였고 그들의 DNA 데이터를 제공받았습니다.

연구진은 연구 대상자의 DNA에서 알츠하이머 치매를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단일 염기 다형성(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s) 변이에 대해 조사를 하였습니다. 유전자 분석을 통해 알츠하이머 치매 발생 위험도가 높은 상위 20% 그룹을 유전 고위험군으로 분류하였고 하위 20%를 유전 저위험군으로 분류하였습니다.

연구진은 유전자 분석과 함께 설문 조사를 통해 연구 참여자들의 생활 습관 또한 분석하였습니다. 분석 결과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생활 습관으로 다음의 네 가지가 선정되었습니다.

  1. 금연
  2. 규칙적 운동
  3. 건강한 식습관
  4. 가벼운 음주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생활습관으로는 우선 현재 흡연을 하지 않아야 하고 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식습관과 가벼운 음주가 허용되었습니다.

규칙적인 운동은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운동법과 유사합니다. 규칙적인 운동은 일주일에 150분간의 중간 강도의 운동을 하거나 75분간의 강한 강도의 운동 또는 5일 이상 중간 강도의 운동을 하거나 주 1회 이상 강한 강도의 운동을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건강한 식습관은 하루에 3회 과일, 야채, 통곡물을 섭취하고, 주 1회 이상 생선을 섭취합니다. 가공육은 주 1회 이하로 섭취하고, 적색육류나 정제된 곡류는 주 1.5회 이하로 섭취하는 것을 말합니다.

음주도 남성의 경우 하루 1.75잔 이내, 여성의 경우 3.5잔 이내의 음주를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는 가벼운 음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연구진은 생활 습관 외에 치매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나이, 성별, 교육수준, 경제수준과 같은 요인을 고려하여 분석하였고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연구 참여자들의 2/3 정도(68%)는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였고, 8%는 건강하지 않은 생활습관을 가지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8년간의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연구 참여자의 0.9%(1769명)에서 치매가 발생하였습니다. 그러나 치매가 알츠하이머 치매인지 혹은 혈관성 치매인지와 같은 자세한 분류에 대한 정보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치매로 진단된 연구 참여자 중 유전 고위험군에서는 1.2% 치매가 발생한 반면 유전 저위험군에서는 0.6%가 발생했습니다. 건강하지 않은 생활습관을 유지한 그룹에서는 1.2% 치매가 발생한 반면 건강한 생활을 유지한 그룹에서는 0.8% 치매가 발생했습니다.

유전 고위험 그룹임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한 사람들에게서는 치매 발생 위험이 낮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유전 고위험군이면서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한 사람들에게서는 치매가 1.1% 발생한 반면 건강하지 않은 생활 습관을 지닌 사람들은 1.8% 치매가 발생했습니다.

즉 유전적으로 치매 발생 위험이 높더라도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한다면 치매 발생 위험이 32% 감소한다는 것입니다.

 

건강한 생활 습관으로 치매 유전자 극복 가능할까?

이번 연구는 이전에 시행된 연구들과는 달리 유전적인 요인까지 고려하여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들을 밝혀냈습니다. 대규모의 인원이 8년간 참여한 연구였기에 치매 발생 위험이 높은 사람도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진다면 치매를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기에 어느 정도는 의학적 근거를 가졌다고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위의 연구에는 몇 가지 제한점이 있습니다. 첫째, 연구에 참여한 인원이 영국인이었기 때문에 동양인, 히스패닉 등 여러 인종에 이를 적용하기에 어려운 면이 있을 것입니다. 특히 알코올 부분에서 여성의 허용 알코올 섭취량이 남성의 2배로 나온 것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이전의 대부분의 연구들이 알코올을 치매 발생의 위험요인으로 간주하였으나 본 연구에서는 적정 음주가 오히려 치매 발생을 예방한다고 하는 것도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두 번째 제한점은 연구 참여자들이 모두 지원자였기 때문에 이는 인구 전체를 대표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것을 선택 편향(selection bias)라고 합니다. 이러한 형식의 연구에서 자원자를 뽑아 연구가 진행되는 경우 자원자들은 보통 건강하고, 교육, 경제적 수준이 더 높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체 인구 집단을 대표한다고 보기 어려운 것입니다.

세 번째로 이렇게 장기간 진행되는 연구 중 생활 습관 등을 대상으로 시행되는 연구일 경우 연구 대상자의 습성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측면이 있습니다. 8년 동안 흡연이나 음주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을 것이며 운동, 식습관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초기 생활습관에 대한 데이터를 기준으로 8년간의 치매 발생을 분석했기 때문에 결과 자체에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치매의 종류별 발생 위험에 대한 분석이 시행되지 못한 점도 제한점이 될 수 있겠습니다. 알츠하이머 치매와 혈관성 치매는 발생 원인이 전혀 다릅니다. 유전자를 통해 위험도를 분석한 것은 알츠하이머 치매에 가깝습니다. 물론 알츠하이머 치매가 전체 치매의 90% 정도를 차지하고 있지만 나머지 10%로 인해 연구 결과의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 고려되지 않은 것이 또한 문제점이 되겠습니다.

8년간의 연구 기간 동안 1.2%의 치매가 발생했다는 것은 연구 참여자들의 나이가 아직 치매 발생이 많은 연령대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좀 더 장기간 데이터를 축적한다면 더 정확한 연구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제한점들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유전자 분석을 통한 치매 발생 위험도와 생활 습관과의 관계를 분석하였습니다. 몇몇 내용에서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겠지만 건강한 생활 습관으로 인해 유전적 위험을 32%나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치매 예방을 위한 건강한 습관도 다른 심혈관질환과 암을 예방하는 데에도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습관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대부분의 질병과 마찬가지로 금연, 소량 음주, 운동, 식단은 치매에서도 매우 중요한 것임을 본 연구를 통해 다시 한번 알 수 있었습니다.

치매는 아직도 우리가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은 질병입니다. 예방을 위한 건강한 생활 습관에 대한 연구 내용도 매번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집안에 노인분들이 계시거나 중년이나 노년층 독자분들은 치매 예방을 위해 항상 치매 관련 소식에 관심을 가져야겠습니다. 어느 질병에나 통용되는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한다면 유전자의 무서운 영향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는 것 또한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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