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에게 절대 해서는 안될 말은? – 암 환자와의 대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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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의학과 진단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암 환자의 조기 진단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조기 진단으로 치료가 빨라져 암 환자의 생존율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중앙암등록본부는 최근 국내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70%를 넘어섰다고 발표하였습니다. 또한 지난해에 발생한 중증 암 환자가 27만여 명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마도 이 글을 읽고 계신 독자분들 중에도 가족, 친적이나 친구 또는 지인 중 암 환자이거나 암 환자였던 분들이 한두 분은 계실 것입니다. 이와 같이 암 환자의 조기 진단과 치료 성공률의 증가로 인해 우리 주변에서 암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완치된 사람들을 포함하면 그 수는 더 많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암 환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또한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우리가 기대수명까지 살아간다고 할 때 남자는 5명 중 2명, 여자는 3명 중 1명이 암에 걸린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이 암 환자가 될 수도 있고 주변 사람들 중에도 암 환자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암 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것들을 알아둘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대화가 암 환자에 미치는 영향

암 환자나 암을 겪었던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족이나 친구, 지인들이 암 환자와 대화를 나눌 때 주의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연구하는 웨인 비치 교수는 암 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 관련 연구를 십수 년간 시행하였고 지속적인 긍정적 대화가 암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연구 논문(2003)과 저서를 발표하였습니다. 특히 그는 가족 간의 긍정적인 대화가 큰 도움이 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Smiling young granddaughter talking to her grandmother

가족 간의 긍정적 대화를 통해 암 환자는 암에 좀 더 유연히 대처할 수 있으며 이것이 치료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가족 간 긍정적 커뮤니케이션이 없을 경우 환자는 더 많은 스트레스에 직면할 수 있고 이것이 치료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암 환자는 대부분 수술 전후 지속적인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위해 집과 병원을 왕복하게 됩니다. 이때 집과 병원에서의 가족들과 나누는 지속적이고 이해심 많은 대화들은 또한 환자들이 치료를 지속하고 견디는데 커다란 버팀목이 되어줍니다. 웨인 비치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이러한 대화의 주제는 죽음보다는 삶에 더 초점을 맞추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암 환자에게 해서는 안될 말

암 환자에게는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말로 기운을 북돋아 주는 것이 좋습니다. 자주 이야기하는 것이 좋고 대화중에 침묵은 좋지 않습니다. 또한 말하기 전 다시 한번 생각하고 말해야 합니다. 자신과 관련된 이야기를 할 때는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숨김없이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암 환자가 이야기할 때 경청하고 그의 슬픔과 불안에 공감하고 그것을 함께 나누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암 환자와의 대화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1. 비슷한 암을 겪은 사람의(특히 죽은) 이야기를 하지 마라

자신이 알았던 비슷한 종류의 암을 겪은 사람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그 사람이 암으로 인해 사망하였다면 더욱 좋지 않습니다. 잘 치료가 된 경우라도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환자가 그러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면 조심스럽게 잘 치료된 경우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2. 특정 암이라서 다행이라는 말

더 나쁜 암에 걸리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말 또한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식의 말은 환자의 암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는 식으로 들릴 수 있습니다. 어떠한 암이든 간에 걸려서 다행인 암은 없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3. 민간요법들에 대해 이야기하지 마세요

현재로서는 그 어떤 치료도 현대 의학의 암 치료 보다 나은 방법은 없습니다. 의학적으로 치료가 어렵다는 말은 들었다 할지라도 이러한 정보는 환자의 예후를 좋게 만들 수 없습니다. 치료에 대해서는 담당 의사 외에는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4. 특정 습관 때문에 그랬을 것이라고 이야기하지 마세요

암을 유발하는 원인은 다양합니다. 환자가 과거에 행했던 습관이나 행동들로 인해 암이 발생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는 좋지 않습니다. 이는 환자를 나무라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심지어 흡연을 했던 환자라도 흡연 때문에 암에 걸렸을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설교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암 환자와의 대화에 있어 가장 좋지 않은 대화 방법입니다.

5. 암의 예후에 대해 묻지 마세요

앞으로 치료는 어느 정도 될 것 같는냐와 같은 예후(병세의 진행, 회복에 관한 예측)와 관련된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환자가 스스로 이야기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예후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상으로 암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대화 법과 암 환자에게 해서는 안될 말들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암 환자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시대가 도래하였습니다. 살아가면서 암 환자와 대화를 나눌 기회는 점점 많아지게 될 것입니다. 암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잘 알고 계신다면 그들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암 환자가 있는 가족들은 이와 같은 내용들을 참고하신다면 환자의 치료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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