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종 – 부은 것이 살이 되었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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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 L양의 고민은 “몸이 잘 붓고 부은 것이 살이 된다”는 점입니다. 평생 한번 웨딩드레스에 멋진 몸매를 뽐내고 싶은데 좀 통통한 편인데다가 잘 붓는 문제 때문에 여간 고민이 아닌 눈치입니다. 요즘은 근무중에 병원에 오는 것도 여간 눈치가 뵈는 게 아니지만 사안의 중요성 때문에 겨우 시간을 내어 신장검사를 하러 왔답니다.

 

부종
이미지출처 : en.wikimedia.org

 

몸이 부으면 신장의 이상??

신장이란 우리 몸의 배꼽 양쪽에서 등쪽으로 붙어있는 여자들 주먹만한 장기입니다. 마주 보고 있는 모양이 꼭 강낭콩 모양이어서 콩팥이라고도 불리우지요. 이 신장에는 우리 몸의 구석구석을 돌아온 혈액들이 모두 모여드는데, 각종 노폐물들이 신장을 통하여 걸러져서 소변으로 배출됩니다. 신장에 병이 들면 노폐물을 거르는 기능이 떨어지고 혈액속에 노폐물이 그대로 존재하게 됩니다. 이렇게 혈관속의 노폐물 농도가 짙어지면 삼투압에의하여 수분이 혈관밖으로 스며나가게 되어 피부밑에 쌓이게 되므로 부종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콩팥이 나쁘면 몸이 붓는다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닙니다. 하지만, 몸이 붓는다고 무조건 신장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부종의 원인은 신장이상 이외에도 무척 다양한 원인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L양의 경우도 소변검사와 신장 기능검사를 시행했지만, 아무런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부은 것과 살이 찐 것을 어떻게 구별하나?

부종이 있는지를 확인하기에 가장 좋은 신체부위는 바로 정갱이 앞쪽입니다. 다른 부위에는 수분이 고여도 별 표시가 나지 않는데 정갱이 앞쪽은 피부 밑에 바로 딱딱한 뼈가 만져지는 것이 정상입니다. 이 부위를 수십초 이상 손가락으로 눌러보아 우물처럼 움푹 패이면 확실히 부종이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가장 흔한 부종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L양처럼 신장의 이상없이 주기적으로 붓는 경우는 대부분 ‘특발성(혹은 순환성) 부종’이라는 병이 원인입니다. ‘특발성’이란 말은 정확한 원인을 잘 모른다는 뜻이고 ‘순환성’이란 이 증상이 여성의 생리주기에 따라서 심해졌다가는 저절로 좋아지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붙은 말입니다. 주로 여성에게서 흔하고 특별한 이유없이 생리전에 특히 심해졌다가 저절로 좋아지곤 하는 부종현상이 수년간 계속됩니다. 알부민과 같은 단백질 대사나 성 호르몬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는데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분들을 수십년 관찰해 보아도 실제로 신장의 이상이 생기는 경우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몸이 붓는다고 해서 무조건 신장 걱정을 하실 필요는 없는 것이지요. 더구나 이러한 부종현상은 체내의 수분이 혈관안에서 밖으로 잠시 이동한 것 뿐이므로 절대로 이것이 살이 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부종을 해결하는 방법은 없나요??

‘특발성 부종’은 나쁜 병으로 진행하는 것도 아니고 수년 후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특별한 치료를 찾기보다는 우선 자신의 병의 경과를 알고 불필요한 걱정을 버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우선 음식을 싱겁게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출출한 밤 시간에 라면이라도 한 그릇 끓여 먹고 국물 한방울 남김없이 마시게 되면 영락없이 아침에 붓게 됩니다. 국물이 아깝더라도 아침에 푸석푸석해질 얼굴을 생각해서 참으셔야만 합니다. 오래 서있는 직종에 계신 분이라면 고탄력 스타킹을 착용하는 것이 하체의 부종을 방지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약국에서 부기 빠지는 약을 판다는데 해롭진 않을까요?


시중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부종약은 90% 이상이 강제로 소변을 늘리는 이뇨제 종류인데 이러한 약은 전해질 장애 등 매우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반드시 담당 주치의의 처방대로만 드셔야 안전합니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이뇨제들이 마치 살빼는 약인양 과대 선전되어 남용되는데 이는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침을 명심하십시오. 몸이 붓는 원인은 이미 말씀드린 신장기능저하, 특발성 부종뿐 아니라 심장이나 폐, 간, 임파계, 내분비계 등의 기능부전에 의해서도 올 수 있습니다. 그러니 우선 약부터 사 먹으실게 아니라 그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단, 질병문제뿐 아니라 세상사 모두가 기초를 튼튼히 하고 일이 잘못되면 원인을 규명하여 교정하려는 노력이 중요한 것 아닐까요? ‘심은데로 거둔다’는 성경의 진리는 수시로 잔머리 좀 굴려서 힘 안들이고 목표를 달성하려는 저희들의 얄팍한 생각을 추스려 바로잡는 양약이 됩니다. ‘부은 것이 살이된다’며 괜한 체질 탓만 하실 것이 아니고 적당한 운동으로 건강한 몸매를 유지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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